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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넷플릭스가 나를 너무 잘 아네 — 일드 《지옥에 떨어집니다》 리뷰

by 말랑말랑한 테레비 2026.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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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옥에 떨어집니다' 스틸 컷

 

넷플릭스가 한참 전부터 추천 목록에 올려놓던 드라마를 계속 외면하다가 결국 보고 말았다.

《지옥에 떨어집니다》는 토다 에리카 주연의 일본 드라마로,
2000년대 일본에서 유명했던 점술가 호소키 카즈코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카즈코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들어 준 전반은 그녀의 자서전 『여자의 이력서』를
카즈코에게 정떨어지게 만들어 준 후반은 주간지 기자들이 그녀의 뒷모습을 폭로한 『마녀의 이력서』라는
두 권의 책을 참고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드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전쟁의 끝, 폐허에서 시작된 그녀의 욕망

 

드라마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쿄에서 시작한다.
아버지 없이 혼자 4남매를 키우는 어머니, 넉넉할 리 없는 살림.
린 카즈코는 불단에 놓인 빵을 훔쳐 동생들에게 먹이고, 배고픔에 울면서 지렁이를 삼키기도 한다.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초반부인 만큼, 카즈코의 어린 시절은 그녀의 고통스러운 일상이 정성스럽게 묘사된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누구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을 수밖에 없었던 아이라는 정당성을 공들여 쌓아준다.

그리고 아직 여고생이던 카즈코는 학교를 그만두고 클럽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욕망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한다.
가장 지명도 높은 호스티스가 되고 싶고,
클럽에서 가장 힘있는 것 처럼 보이는 매니저와 함께 그의 꿈인 나의 가게를 차리고 싶고,
더 높은 곳, 더 화려한 곳, 더 많은 돈을 향해 그녀의 인생은 쉬지 않고 달린다.

 

욕망에 불타는 카즈코의 뒷 모습

 

그리고 드라마 후반부는 카즈코의 비리를 폭로한 『마녀의 이력서』를 바탕으로 한다.
야쿠자와의 오랜 연인 관계,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며 착취하던 야쿠자와 마찬가지로
카즈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가수 치요코를 괴롭히며 착취하게 되는 모습까지.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경험으로 어려운 처지의 누군가를 돕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그들과 똑같이 타인을 괴롭히는 갑의 자리로 올라서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어린 시절 커다란 눈을 그렁그렁하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던 카즈코는,
어느 순간 자신을 속이고 괴롭히던 그 못된 남자들과 다를 바 없는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넷플릭스 '지옥에 떨어집니다' 스틸 컷

 

 

드라마는 무명 소설가가 카즈코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던 청년·중년 시기를 지나 지금의 유명 점술가에 이르기까지를 차분하게 따라간다.

덕분에 시청자도 소설가와 같은 감정 경로를 따르게 된다.
어린 카즈코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뒷세계의 폭력적인 민낯에 당황하고,
결국 배신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드라마를 보게 된다.

과연 이걸 재밌다고 해도 되는 건지, 묘하게 찜찜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었다.

 

상콤한 여고생 토다 에리카, 고딩부터 노년까지


《유성의 인연》 시절 소녀소녀하던 에리카짱이 나이를 속이고 클럽에서 일하는 여고생 카즈코부터
음흉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나이 든 카즈코의 모습까지 연기를 해내는 것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다.
그녀를 스쳐간 몹쓸 남자들 구경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고.
그 중 야쿠자로 나오는 이쿠타 토마(극중 이름 : 홋타 마사야) 어렸을 때 참 잘생이었는데, 너무 폼잡더라 ㅋ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본 일드였다. 넷플릭스 추천을 그렇게 오래 외면해왔는데. 개꿀잼.

 

제목 : 지옥에 떨어집니다
OTT : 넷플릭스 / 총 9편
주연 : 토다 에리카, 이토 사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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